찻잔에 이는 바람...
by vito
카테고리
[野球]야구 멸망의 날
야구 멸망의 날
 
정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현대 유니콘스가 농협에 넘어간다는 보도와 발표가 지난 1월 15일에 나오더니 사흘만인 18일에는 농협에서 인수를 보류(조금 지나 포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현대팀이 공중분해 할 수밖에 없어 7개 구단만으로 올 시즌을 운영한다는 최악의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현대야구단이 재정적으로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는 7년 전부터 나온 것이어서 다른 기업체가 인수한다는 소식이야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인수 업체가 사흘만에 포기한다는 것은 우리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 있는 최악의 해프닝으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50여년간 야구를 좋아하고, 그라운드에서 직접 뛰어보기도 하고, 야구 취재로 평생을 일하는 저나 야구팬들은 아마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위기 다음에 찬스’라는 그라운드 속설로 희망을 가졌을까요? 아니면 “이러다 우리나라 야구판이 붕괴되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설까요?

사실 우리 야구는 한때 최고 인기 종목이라는 부러운 존재였지만 이제는 프로야구나 아마야구 모두가 위기에 몰렸습니다.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출범해 어느덧 4반세기가 흐르면서 제대로 흑자를 낸 적이 없었습니다. 딱 한차례 흑자를 기록한 구단은 있었습니다. 이종범이 일본 주니치로 이적하고 이적료(당시 45억 원)를 받은 해태가 지난 1998년 3억원 가량의 흑자를 낸 외에는 구단마다 수십억 원에서 200억 원 가까이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명색이 장사를 해서 흑자를 남겨야 하는 프로스포츠 사업인데 이렇게 노상 적자를 보면서도 구단을 끌어간다는 게 신기합니다. 더 신기한 것은 이렇게 적자를 내는 구단인데도 선수들의 연봉은 보통 억대를 넘고 일부 선수는 몇 십억 원씩 챙긴다는 게 불가사의 하지 않습니까?

서울 구단의 어느 사장님은 지난 해 초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기에는 이제 한계가 왔다. 1년에 100억 원 이상씩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룹 계열사 어느 한 곳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사라졌다. 그룹 홍보 효과가 있다는 말은 웃기는 이야기다”고 야구단이 그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지금은 마지못해 구단을 운영한다. 기회만 생기면 포기할 것이다. 다른 구단도 우리와 마찬가지 사정일 것”이라고 비관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어떤 기회가 생기면 그렇게 될 지 구체적인 상황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룹 경영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사태가 발생하면 포기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또 이번 현대의 경우처럼 공중분해까지 발전하면 다른 구단도 물러설 명분이 생겨 발을 뺄 가능성이 큽니다.

 
 
초창기 6개 구단에서 8개 구단으로 확대된 우리 야구는 제대로 프로야구 리그를 운영하려면 10개 구단은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10여년 전부터 2개 구단 증설을 추진했으나 나서는 기업체를 좀처럼 찾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미국은 메이저리그 구단을 증설하거나 연고권을 옮긴다고 하면 대번에 몇 몇 업체가 나서지만 우리는 증설은 커녕 이번 현대 사태처럼 도리어 줄어들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우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이런 처지로 몰렸지만 프로야구가 쉽게 흔들리는 것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프로야구가 발족하기 전 고교야구 팀은 60개(일본의 4200여개팀에 비하면 할 말 없지만)였는데 25년이 지난 현재는 56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초등학교는 98개팀, 리틀야구팀은 16개밖에 안됩니다. 등록 선수는 1700여 명에 불과합니다. 대만은 400여개팀, 일본은 1만여개의 어린이팀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초등학교나 중학교 야구부는 9명의 선수를 채우지 못해 팀을 해체하려는 곳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린이야구와 학생야구가 줄어든 것은 예전에는 그래도 동네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공터가 있었으나 아파트촌이 대거 들어서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공을 던지고 때릴 장소를 찾기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학교 운동장도 점점 좁아져 야구를 하기가 힘듭니다. 축구나 농구는 장소가 비좁아도 할 수 있지만 야구는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운동을 하는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 야구를 멀리합니다. 공이 날아가 교실 유리창을 깨고 다른 아이들이 다친다고 항의하는 일이 생겨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또 여선생
 
   님들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상당수 여선생님은 야구가 위험하다며 야구를 싫어하는데 앞장 선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여선생님 비율이 70~80%나 돼 설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002년 월드컵축구를 개최하자 축구장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습니다. 4만 명 이상 입장할 수 있는 축구 전용구장을 정부 지원으로 10개나 지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설한 축구장만해도 400개나 됩니다. 반면 야구장은 전국에 33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3만 명 이상 들어갈 야구장은 세군데 밖에 없습니다.

야구인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찾아가 지원을 요청하니까 답변은 “야구는 인기 종목이어서 별도의 지원 대책이 마련된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는 “야구 지도자가 찾아 와 지원을 요청한 적이 한번도 없어 우리가 어떻게 해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기막힌 답변도 들어야 했습니다.

국회 문광위 소속 안민석 의원도 “야구계에서 돔구장을 짓니, 지방 구장을 개보수하니, 유소년야구를 육성하니 하면서 지원을 2005년에 요청했는데 그전에는 이런 문제로 야구계에서 건의나 지원 요청을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야구 지도자들이 그동안 안일하게, 무지하게 세월을 보냈다는 소립니다.

프로야구 경영자나 지도자들은 눈앞의 인기에 매달렸습니다. 야구 저변확대나 발전에는 눈을 감았습니다. 가장 인기가 높았을 때도 야구계는 전문 잡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두어 차례 주간지나 월간지가 발간됐지만 야구계에서 구독을 하지 않아 얼마가지 않아 문을 닫아야한 했습니다.

축구는 전문지가 10여개나 되고 농구도 4개나 되며 심지어는 비인기 종목인 배드민턴도 2개가 오랫동안 발행되고 있습니다. 해당 종목 협회와 연맹에서 전문지가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을 확보하지 못하고 저변확대에 소홀한 야구계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자업자득입니다.

어쨌든 소용돌이에 휩싸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월 22일 이사 간담회를 열고 ‘무조건 올해는 현대를 포함한 8개구단으로 간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1월 31일 공식 이사회에서 야구계 최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이해관계를 떠나 모든 구단이 힘을 합치고 그동안 유니콘스를 운영했던 현대가(家)에 지속적인 도움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유니콘스의 대표 주주인 하이닉스는 매각 방침에 변함이 없습니다. 정씨 일가가 경영권이 없고 채권단이 지배하고 있어 매각과 야구단에 한푼도 지원할 수 없다는 방침은 변함없기 때문입니다.

잘하면 유니콘스의 지분 76.2%를 갖고 있던 하이닉스 반도체가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 그룹(현재 지분 14.8%)에 팔아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나 현대 그룹도 올해가 만만치 않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여서 대기업을 위한 깜짝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겠지만 긴 불황의 터널과 미국 달러 환율의 약세는 계속돼 현대자동차가 벌떡 일어나 잘 달릴 가능성은 적습니다.

도리어 올해 중반기 이후에는 그동안 지속된 원화 강세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국내 수출에 악영향이 심화될 테고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의 쌍둥이 적자 현상이 나타나 경제계가 더욱 고전할 기미가 보입니다. 한 정권 말기에 시행되는 활성화 대책은 대부분 미봉책에 그치거나 경제 상황을 퇴보시켰습니다.

결국 유니콘스는 현대가의 도움으로 올해는 버티겠지만 내년 이후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KBO의 신상우 총재나 하일성 사무총장이 나서서 인수 업체를 섭외하겠으나 정권 말기에, 경제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1년에 100억 원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려는 천사를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수 업체를 찾지 못한 유니콘스의 퇴장을 보면서 다른 구단 경영자들은 흔들릴 것입니다. 그동안 사회적 책임, 여론의 힘 때문에 프로야구단을 운영해 왔지만 명분이 퇴색하는 마당이니까 퇴장할 구실만 찾을 것입니다.

유니콘스에 이어 두 번째 퇴장 주인공은 제 생각으로는 서울의 한 구단이 될 것입니다. 다시 1년쯤 지나서는 지방의 한 구단이 모기업의 힘든 상황을 밝히면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퇴장하는 구단은 “야구단을 해체하더라도 어린이 야구와 학생 야구를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히겠지만 프로가 와해되는 상황의 한국야구는 30년 전으로 퇴보를 넘어서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는 공황상태가 이어질까 두렵습니다.

* 다음 이야기는 ‘야구 회생의 날’ 시나리오를 그려 보겠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by vito | 2007/01/23 18:28 | 野球 | 트랙백(1)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team17.egloos.com/tb/301295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ForeverSJ 그라운드 at 2007/02/01 22:05

제목 : 유니콘스 염과장 염코치 되었네.
현대유니콘스 염경엽과장이 1군 수비코치가 되었다는 소식. 박수한번 칩시다 짝. 난 녹색을 좋아하지만 축구의 전북현대나 야구의 현대유니콘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색깔때문이라기 보다는 원래 응원하는 팀이 따로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현대유니콘스에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가 있으니 그는 바로 염경엽 선수. ^^ 선수시절 귀여워서^^;; 관심을 가......more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


최근 등록된 덧글
TCU 리셋방법중에서 ..
by 전경호 at 10/15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
by ttu at 09/17
야이 18쌔깨야 야구 중계..
by 본사람 at 03/24
2008년 12월 11-12일 오후 7시 ..
by 실버트레인 at 12/06
서울고는 서울에 있는 ..
by 희망을 펼쳐라 at 08/28
무료로 키크게하는 광동..
by 키크는아이 at 07/06
무료로 키크게하는 광동..
by 키크는아이 at 07/06
무료로 키크게하는 광동..
by 키크는아이 at 07/06
이학교는 이름이 대구래요?..
by 대구고? at 09/17
hello
by Naomi at 04/06
최근 등록된 트랙백
Buy xanax without p..
by Xanax no prescripti..
Hysbysfwrdd cymrux..
by Buy cheap xanax.
Live web cams colle..
by Live web cams colle..
Crucifixion pictures ..
by Crucifixion pictures ..
Wal mart location mich..
by Wal mart location mich..
My white panties
by My white panties blog
Sex lesbian pussy l..
by Sex lesbian pussy l..
Huge titties bosoms ..
by Huge titties bosoms ..
Nude gamba danielle
by Nude gamba danielle..
Breast bare lowell ca..
by Breast bare lowell ca..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